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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은 칼럼] 일상을 행복하게 하는 작은 축제

by 밝을명인 오기자 2024.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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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은 충북도의회 의정지원관

 

충북도의회 의사입법담당관실 입법정책팀 의정지원관

벚꽃, 개나리, 진달래가 만개하는 3월이 한참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인 추위와 비로 한동안 봄기운을 느끼기가 어려웠다. 지난 주말 미리 꺼내둔 봄옷을 입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봄 축제들이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꼭 축제장이 아니더라도 오가며 만나는 아름다운 봄꽃들을 보면 우리는 잠시나마 축제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벅차고 기쁨을 느낄 때가 있다.

일 년 내내 전국 각지에서 우리를 설레게 하는 축제는 과거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는 제례 행사였다. 현대로 와서 축제는 특정 콘텐츠나 대상에 대해 기념하며 벌이는 큰 행사로 잘 알려져 있다.

1990년대 우리나라는 지방자치제도를 본격적으로 실시하며 전국 각지에서 지역 고유의 콘텐츠를 담은 대형 축제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들은 지역민의 자부심이 되기도 했는데 나비 축제, 머드 축제, 지평선 축제 등 본인 지역을 소개할 때 축제로 먼저 소개하기도 할 만큼 축제에 대한 지역의 자부심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연간 1,000여 개가 넘는 축제들이 생겨났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새로운 형태의 축제들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시기에는 비대면 축제들이 등장하고 이후 많은 사람이 모이는 축제보다는 아파트 단지 등 소규모의 사람들이 모여 축제를 직접 기획하거나 야시장, 캠핑 데이, 물놀이 등 동네에서 즐길 수 있는 작은 형태의 축제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필자가 유학했던 미국 워싱턴주의 한 동네에서는 동네 작은 공원에서 매달 한 번씩 작은 축제를 열었다. 여기에 가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가지고 나온 음료나 간식을 나누고 아이들은 용돈을 벌거나 기부를 위해 직접 만든 레몬에이드나 쿠키를 가지고 나와 팔기도 했다.

축제에서는 빠질 수 없는 작음 음악회도 열렸는데 이 행사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한 달 동안 마주치면서 인사만 했던 이웃들과 자연스레 이야기하며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이런 문화가 있었을 때가 있었다. 아파트가 아닌 주택에 주로 살던 시절 담 너머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이웃에 축하할 일이 있으면 잔치를 열던 시절에는 축제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이지 않고도 함께 즐거워했다.

1990년대 지역을 대표하기 위해 만들어진 축제들은 지역민들의 염원과 참여로 인해 지역 대표 축제로 성장했지만, 지금은 개인화된 삶과 축제가 아니더라도 즐길 거리가 많아짐으로 인해 점차 관료적인 축제로 변하거나 지역민은 없는 축제로 변해가는 모습이다.

지역 간 브랜드 경쟁, 지역 관광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광객이 많이 오는 대형 축제도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어색해지는 이웃이 아닌 만나면 반가운 봄 꽃과 같은 이웃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작은 축제도 함께 필요하지 않을까.

- 김상은 의정지원관 약력

▲고려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박사과정
▲충북대학교 세종국가정책대학원 정책학 석사
▲중앙대학교 예술경영학과 석사수료
▲뉴욕주립대학교 플랫츠버그 스튜디오 아트 학사

▲현)충청북도의회 의정지원관
▲전)갤러리 디파트 대표
▲전)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선임
▲전)국립청주박물관 학예연구원
▲전)뉴욕 주립 플랫츠버그 미술관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더퍼블릭 / 오홍지 기자 dltmvks@naver.com
출처 : 더퍼블릭(https://www.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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