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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은 칼럼] 쓸데없는 것

by 밝을명인 오기자 2024.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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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의회 의사입법담당관실 입법정책팀 의정지원관

문화가 국가와 도시의 경쟁력이 되고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주기 시작하면서 문화는 산업이 되었다. 경제적 관점으로 문화는 아주 쓸모있는 주제다. 문화산업의 원천인 예술은 어떨까.

손익이 불안정한 예술은 경제적 관점으로 보면 아마 쓸데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이런 쓸데없는 것에서 힘을 얻는다.

한복 디자이너이자 보자기 아티스트인 이효재 선생님과 잠깐이라도 함께 있어 보면 쓸데없다고 생각했던 것들로 우리의 삶이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정사각형의 작은 보자기와 고무줄을 사용해 못생긴 두루마리 화장지가 멋진 보자기를 입은 티슈로 변신하고, 보자기 모서리 끝을 묶어 만든 가방은 봄나들이에 들고 나가기 딱 좋을 만큼 눈부시게 아름답다.

쓸데없는 것들은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의 내면도 아름답게 할 수 있는데 미국에서는 매년 대학의 도예과와 지역사회가 함께 학생들이 만든 그릇에 스프를 담아 판 금액으로 지역의 소외계층을 후원하는 자선행사인 수프&볼(Soup&Bowl) 이벤트를 개최한다.

이 행사에서는 그릇과 수프를 꼭 함께 구매해야 하는데 산더미처럼 쌓인 각양각색의 그릇에서 내 취향의 그릇을 찾고 거기에 바로 따듯하고 맛있는 스프를 현장에서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재밌다.

필자도 도자 수업을 들을 때 이 행사에 참여했었는데 수업에서 나오는 학생들의 많은 습작을 버리지 않고 쓸모있게 사용하는 것에 대해 감탄했다.

우리는 그동안 몸과 마음 또는 시간에 여유가 없어서 실용적인 것만을 선택하지는 않았나 돌아봐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쓸모라는 기준을 세우고 너무 많은 것들을 버려왔다. 그중 하나가 예술 또는 예술과 함께하는 삶이다.

쓸모있는 것에 대한 기준과 잣대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어떤 것이든 좋다. 세상과 우리의 일상이 아름답길 바란다면 지금보다 더 쓸데없는 것들을 찾아보길 바란다.

- 김상은 의정지원관 약력

▲고려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박사과정
▲충북대학교 세종국가정책대학원 정책학 석사
▲중앙대학교 예술경영학과 석사수료
▲뉴욕주립대학교 플랫츠버그 스튜디오 아트 학사

▲현)충청북도의회 의정지원관
▲전)갤러리 디파트 대표
▲전)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선임
▲전)국립청주박물관 학예연구원
▲전)뉴욕 주립 플랫츠버그 미술관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더퍼블릭 / 오홍지 기자 dltmvks@naver.com
출처 : 더퍼블릭(https://www.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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