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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은 칼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

by 밝을명인 오기자 2024.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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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의회 의사입법담당관실 입법정책팀 의정지원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이란 수식어가 붙으려면 얼마나 화려한 건물과 유명한 작품을 전시하는 곳이어야 할까.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약 30km 남짓 떨어진 곳에 있는 루이지애나 미술관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건축물이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처음 미술관 입구에 도착하면 작은 주택 정도의 건물을 마주하게 되는데 여기가 어떻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일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미술관에 들어가면 비좁고 굽은 통로와 계단으로 연결된 작은 전시실들을 만나게 되는데 관람객들의 편의를 따져보면 매우 불편한 구조였다.  

거의 마지막 전시실쯤 갔을 때 필자의 의구심은 놀라움으로 바뀌어 있었다.

가만히 떠올려보니 길고 좁은 통로들은 큰 나무들 사이로 굽이굽이 나 있었고, 작품 뒤로 보였던 반짝반짝 빛나는 작은 호수, 초록빛 수풀, 웅장한 나무 기둥 등은 마치 작품을 위해 준비된 배경처럼 조화로운 모습이었다.  

오르락내리락 미로 같았던 계단은 주변 지형과 비슷하게 만들어져 마치 산책하며 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이었다.

한두 점의 작품만 전시된 작은 전시 공간들은 많은 작품이 한 공간이 몰려있는 대형 미술관들보다 작품을 집중해서 감상하기에 너무 좋은 환경이었다.   

실내 관람을 마치고 야외로 나가면 언어로 묘사하기 어려울 정도의 광활한 푸른 해협과 초록빛의 잔디밭이 펼쳐지는데 마치 아직 전시가 이어지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알랭 드 보통은 아름다움의 정의를 사랑, 신뢰, 지성, 친절함, 정의 같은 좋은 가치를 가진 것들이라고 이야기했다.  

루이지애나 미술관은 다른 미술관들처럼 외관이 화려하거나 멋있지는 않다. 또한 유명한 작가의 대작이 많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미술관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술관을 짓는 30년 동안 자연을 해치지 않고도 아름다운 미술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설립자들의 믿음과 불편함을 즐거움으로 승화하는 관람객들이 함께 만든 결과이지 않을까.

프랑스의 작가 스탕탈은 아름다움은 행복의 약속이라고 했다. 우리는 그동안 아름다움의 정의를 너무 좁게 생각해 왔지 않았을까.

- 김상은 충북도의회 의사입법담당관실 입법정책팀 의정지원관 약력

▲고려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박사과정
▲충북대학교 세종국가정책대학원 정책학 석사
▲중앙대학교 예술경영학과 석사수료
▲뉴욕주립대학교 플랫츠버그 스튜디오 아트 학사

▲현)충청북도의회 의정지원관
▲전)갤러리 디파트 대표
▲전)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선임
▲전)국립청주박물관 학예연구원
▲전)뉴욕 주립 플랫츠버그 미술관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더퍼블릭 / 오홍지 기자 dltmvks@naver.com
출처 : 더퍼블릭(https://www.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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