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희 교수, 언론 역사의 ‘기승전결’… “우리는 ‘서사’ 속 관객에 불과할까”

정준희 교수. /오홍지 기

MBC 100분 토론 진행자 정준희 교수 인문학 강연
충북문화재단 운영 충북문화관 숲 속 갤러리

[더퍼블릭=오홍지 기자] MBC 100분 토론 진행자 정준희(한양대 언론정보대학) 교수가 ‘언론의 시작과 발달, 절정과 결말’에 관한 언론 역사의 ‘기승전결’을 심도있게 풀어냈다.

정준희 교수는 지난 3일 충북 청주에 있는 충북문화재단 운영 충북문화관 숲 속 갤러리에서 ‘언론의 기승전결: 우리는 이 ‘서사’ 속의 관객에 불과할까?’ 를 ‘주제로 숲 속 인문학 강연’을 펼쳤다.

이날 40여 명 관객이 참석한 자리에서 정준희 교수는 주제에 관해 “‘기승전결’이라는 말이 ‘서사’ 이야기 구조라는 뜻이 있기에 ‘서사’ 속에서 우리가 어떤 위치를 지키고 있을까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며 “언론 역사·기사가 작성되는 방식 등 ‘서사’라는 이야기 관점에서 풀어보려 한다”고 운을 뗐다.

특히, “우리가 이야기 구조 속에서 단지 이야기를 그냥 보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 돼야 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 환경이 많이 바뀐 상태에서는 당연히 그럴 만한 여지가 있다”면서 “그것에 대해 우리가 어떤 것을 고민해야 하는지...”를 피력했다.

‘서사’의 예로,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말라는 말 혹시 들어봤냐”면서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며, “범죄의 사회 구조적 배경을 아는것과 범죄자에게 공감하는 것은 굉장히 다른 문제다”라고 말했다.

그는 “‘서사’라는 것은 사건에 대한 진술, 단순하게 말해 원래 ‘서사’라는 뜻에는 객관적으로 ‘진술한다’라는 뜻이 있다”면서 “사건을 있는 그대로 기술한다. 이게 원래 ‘서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사’ 구조라고 얘기할 때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말이 ‘기승전결’”이라며 “‘기승전결’은 발달, 전개, 절정, 결말 등 4가지를 의미한다. 대부분 모든 이야기가 이와 같은 구조로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의 서사, 조선왕조의 서사, 미국 대통령의 서사, 언론인의 서사, 민주주의 서사 등 장대한 ‘기승전결’의 시간적 구성을 나열하며, 듣기 쉽도록 이야기를 풀어갔다.

정 교수는 “언론이라는 건 이야깃거리를 전달하고, 이야깃거리는 어떤 ‘기승전결’을 갖고 우리에게 전달되는지,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고, 각 언론 역사와 기사는 우리와 무관한가”에 대해 관객에게 다시 질문했다. 그러면서 “사실은 그렇지 않다”라며 스스로 말했다.

그는 “기사의 ‘기승전결’은 재미와 극적, 기억나고, 흥미로워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흥미롭지 않은 상태를 ‘버티는 힘’이 더욱 중요하다”며 의미를 강하게 주입했다.

정준희 교수. /오홍지 기자

정준희 교수가 언론역사에 관한 일곱번째 서사를 이야기 하고 있다. /오홍지 기자

정준희 교수가 사건에 대한 진술, 이야기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오홍기 기자

정 교수는 강연 마지막에 독립적 언론과 그것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일침하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사회가 직면한 근본적인 질문 가운데 하나는 과연 독립적인 언론이 살아남아 있을 수 있는가... 에 대한 대답은 두 가지로부터 나온다. 독립적인 언론이 무얼 의미하는지... 언론인이 신념을 갖고 얘기해 줄 수 있는가? 자신 없으면 그냥 끝난 것이다. 정말 그런 언론이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그걸 대답해 주는 언론인이 있다면, 독립적인 언론은 그래도 민주주의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나는(자신은) 생각하고 있는데 언론이 자신 없다면... 또, 언론은 자신 있는데 나는 관심 없다면 그것도 끝난 것이다. 그것은 민주사회에 굉장히 안 좋은 쪽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이 얘기는 유명한 기자이자 학자인 두 분이 쓴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이라는 책 서문에 나오는 내용이다. 굉장히 중요한 문장이고, 오늘 이야기 핵심 ‘서사’ 다”

더퍼블릭 / 오홍지 기자 dltmvks@naver.com
출처 : 더퍼블릭(https://www.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