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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은 칼럼] 버려진 곳에서 피어난 예술, 가덕면과 대청호

by 밝을명인 오기자 2024.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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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은 충북도의회 의정지원관

충북도의회 의사입법담당관실 입법정책팀 의정지원관

예술은 단순히 미적 경험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 참여와 변화를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도심의 버려진 공간이나 기억 속에서 잊힐 수 있는 공간을 예술로 재조명함으로써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시도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깊은 인상을 남기곤 한다.

이러한 예술적 참여의 구체적인 사례로 충북문화재단의 가덕면 창작실험실과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의 ‘2024 대청호 환경미술제’를 들 수 있다.

가덕면 창작실험실은 충북자치연수원 내에 있던 농기계훈련관을 활용한 예술 공간이다. 지난 5월부터 공예작가들이 입주해 도민을 대상으로 전시와 체험 등 다양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입주 작가들은 단순히 건물을 작업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간의 이야기를 곳곳에 담고자 노력했다.

섬세하고 정교한 공예 작품과 거친 농기계훈련관의 공간이 만났다는 것은 어색할 수도 있는 조합이었다.

하지만 작가들은 이러한 대비를 의도적으로 활용하여, 기존 공간의 역사와 의미를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예술 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안전제일’이라고 쓰인 간판이나 무거운 철문 등 기존 요소들을 그대로 살려두었다. 이는 공간의 본래 정체성을 존중하면서도 그것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하여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 시도였다고 볼 수 있다.

농기계훈련관에서 차로 10분 남짓 떨어져 있는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대청호 환경미술제는 대청호의 과거와 현재를 미술이라는 창으로 바라보는 행사로, 올해 4번째 개최되었다.

이 행사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대청호’와 문의면이라는 지역 사회와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커뮤니티 아트의 장을 연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전시에 참여한 이선희 작가의 작품은 이를 대표하는 사례로 들 수 있는데 실, 헌 옷, 폐 현수막 등을 관람객과 함께 엮어 대청호의 모습을 담은 작품을 제작하는 참여형 작품을 전시했다.

관람객들은 작품 제작에 참여 함으로써 과거 대청호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는 동시에, 이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의 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는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의미 있는 경험으로, 단순 전시 이상의 사회적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이처럼 버려진 공간을 예술로 이어가려는 시도와 과거와 현재를 예술로 연결하려는 노력은 예술의 사회적 참여에 관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는 단순한 미적 경험을 넘어 실제 사회적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예술 현상들은 오랜 기간의 투자와 노력 끝에 이루어졌음을 기억해야 한다. 단순한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될 때 그 본질적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예술의 진정한 가치는 꽃처럼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나무처럼 뿌리를 내리고 성장할 때 비로소 발현된다.

- 김상은 충북도의회 의사입법담당관실 입법정책팀 의정지원관 약력

▲고려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박사과정
▲충북대학교 세종국가정책대학원 정책학 석사
▲중앙대학교 예술경영학과 석사수료
▲뉴욕주립대학교 플랫츠버그 스튜디오 아트 학사

▲현)충청북도의회 의정지원관
▲전)갤러리 디파트 대표
▲전)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선임
▲전)국립청주박물관 학예연구원
▲전)뉴욕 주립 플랫츠버그 미술관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더퍼블릭 / 오홍지 기자 dltmvks@naver.com
출처 : 더퍼블릭(https://www.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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