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홍지 기자
2. 연수 하던 날
3. 연수 마친 날
이 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 대구지사에서 최근 ‘생성형 AI를 활용한 뉴스콘텐츠 제작 실습’에 관한 연수 참가 내용입니다. 1. 연수 가는 날, 2. 연수 하던 날, 3. 연수 마친 날까지 일련의 과정을 담아 연수 가는 여정과 배우고, 느꼈던, 연수 참가자와 만나 이야기 했던 모든 것을 기록한 글입니다. 총 3편으로 나눠 연재합니다. - 편집자 주
1. 연수 가는 날
2024년 06월 18일 오늘은 한국언론진흥재단 대구지사에서 1박 2일 연수 가는 날이다. 연수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뉴스콘텐츠 제작 실습’에 관한 것인데, 쉽지 않을 것 같다.
다른 날보다 조금 특별한(?) 하루를 시작하지만, 늘상 하던대로 출근준비를 하고선 집을 나섰다. 아내를 회사 근처에 내려주고, 사무실에 들려 잠깐의 업무를 보고 대구로 향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 빼곡히 늘어선 대형 차량들 틈에 겨우 낀 내 자동차가 샌드위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주없는 고속도로 위에 거북이 마냥 느릿한 무수한 자동차. 계기판 내비게이션을 보니 대구까지 소요시간은 2시간 14분, 거리는 약 160km를 가리킨다. 총체적 난국에 한 숨이 쉬어졌다. 심지어 졸리기까지 한 상황에 환장할 노릇이었다.
휴대폰을 열고, 오래된 노래를 틀었다. 잠을 쫒는 나만의 방법은 큰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이다.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어느새 고속도로 정체는 사라졌다.
시속 100km를 웃돌며 달리는 차 안에 울려 퍼진 우퍼의 진동에 잠은 달아났다. 겨우겨우 대구로 들어와 하루를 머물러야 할 호텔에 자동차를 주차했다. 필요한 노트북을 한 쪽에 들고선 호텔에서 나와 연수 장소를 가기 위해 프린트해온 약도를 훑어 봤다.
디테일 없는 약도를 보면서, 꽤나 오랜만에 겪는 두리번거림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음식점 앞을 서성이는 종업원에게 다가가 약도에 표기된 축협 위치를 정중히 물었다.(연수 장소를 가려면 축협 방향으로 가야 했기 때문) 생각해보면, 차라리 연수 장소를 물어봐도 됐을 것을... 목적지가 아닌 곳을 물어본 내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새로운 곳에 대한 모험과 탐험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종업원은 “휴대폰으로 검색해 찾으시면 되잖아요”라며 귀찮은 사람으로 취급하듯 한 말투를 후드려 날렸다. 대구 사투리 속에 상처(?)받아 붉힌 얼굴로 투덜투덜, 실행에 옮겼다.
AI 인공지능에 관한 연수를 받으러 가는 내가 휴대폰만 검색하면 쉬울 이 장소를 종이 약도를 보며 낑낑거리다니... 한심하다는 생각이 글을 적는 이 순간 스쳐 지나간다.
검색해 찾은 연수 장소까지 도보로 약 8분 거리. 대구스러운 폭염같은 이 날씨에 100kg 몸뚱이로 갈 수 있을지는 뭔가 도전 같은 비스무레한 거창함을 내포하고 있었다. (새삼 느끼지만, 100kg이라니...) 몇번이나 택시를 탈까. 그러나 돈이 아까운데... 생각을 반복하다 발견한 전기자전거의 반가움이란 사막의 오아스시를 본적도, 가본적도, 없지만 분명 이런 느낌일 것이다.
전기자전거를 타기위해서는 절차를 밟아야 했다. 해당 자전거앱을 휴대폰에 설치하고, 결제카드를 등록하고, QR코드로 전기자전거를 인식해야 탈수 있다. 매순간 더워죽겠는데, 인내심을 갖고, 모든 절차를 마무리 했다. ‘딸깍’ 소리가 나고, 잠금장치 해제 소리를 듣고선 엉덩이를 자전거 안장에 붙이고, 패달을 밟았다. 편했다. 힘을 들이지 않았는데도 질주하는 느낌이었다. “다리는 그저 거들뿐” 착각이겠지?
몇번 패달을 밟았을까. 5분도 채 지나지 않는 시간에 연수 장소에 도착했다. 전기자전거를 한 쪽에 세워두고, 다음 사람이 탈 수 있게 설치한 자전거앱을 종료했다. 입구로 천천히 들어서고 연수 받는 7층을 향해 엘레베이터에 올랐다. 연수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편이지만, 먼저온 이들이 앉아 있었다. 다가가 연수 받으러 오셨냐는 말에 웃으며 ‘끄덕’으로 답하는 모습을 보고, 한쪽 의자에 앉아 차분히 기다렸다.
/다음호에 계속 ☞
더퍼블릭 / 오홍지 기자 dltmvks@naver.com
출처 : 더퍼블릭(https://www.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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