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전국동시지방선거 괴산군 지역에 신임 군수가 당선됐다. 괴산군은 그간 전임 군수들이 연이어 당선 무효화 되면서 지역 발전에 치명적 결점을 초래했다.
이 때문에 군민들은 지방선거철이 오기 전부터 괴산군수가 누가 될 것인가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마을 곳곳을 가더라도 군수에 관한 이야기와 또다시 전임 군수처럼 당선 무효가 되면 어쩌나 등 걱정하는 모습뿐이었다.
그렇게 괴산군민들은 지난 13일 선거가 끝나고 새로 당선된 신임 군수를 맞았다.
26일 괴산군 괴산읍의 한 사무실에서 괴산군수에 당선된 신임 이차영 당선인을 만나 앞으로의 각오와 군정 운영에 관해 들었다.
▶ 제44대 괴산군수에 당선된 것을 축하한다. 당선 소감을 말해 달라
먼저 나를 민선 7기 괴산군수로 선택해 준 4만여 괴산군민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내가 괴산군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충북도의 경제통상국장, 괴산군 부군수까지 했지만, 선거에 뛰어든 시기가 늦어 나에 대해 알릴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
그런데도 괴산군민께서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이력이나 말씀드린 약속들에 대해 자세히 파악하고 계셨던 것 같다. 특히, 이번 선거는 침체한 괴산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희망의 싹을 틔워달라는 괴산 지역의 시대적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군민들의 기대와 사명감을 잘 알기에 더욱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다.
▶ 취임한 후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과제는 무엇인가
나는 괴산군수가 되면 “제일 먼저 군민들 화합과 통합에 힘쓰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동안 잦은 선거 과정에서 이쪽저쪽 편에 서서 선거운동을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약간의 갈등과 앙금이 생겨났다. 그래서 괴산에는 군민들의 통합과 화합이 가장 시급하므로 그런 약속을 한 것이다.
이런 군민 통합은 군수인 내가 먼저 내 편 네 편을 가리지 않고, 전체 군민을 끌어안고 소통에 앞장서면 점차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또 괴산 공직사회도 그동안 사기가 저하되고, 힘들게 일해 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는 보복인사는 물론 하지 않을 것이며, 공정 인사를 통해 공직사회에 새로운 출발과 분위기를 만들어 갈 것이다. 공직사회가 안정돼야 괴산 발전을 위한 각종 정책 마련과 시행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 민선 7기 괴산 군정 역점사업은 무엇인지
괴산에는 단기적인 처방과 정책들도 필요하지만, 미래에 지속해서 발전할 수 있는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선, 중소기업육성자금에 관한 조례도 만들고, 다양한 인사들로 기업유치시스템도 운영하고, 유기농 관련 강소기업들도 유치해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또, 10대 명품 농산물을 생산하고, 유기농업 공영관리제 시행, 농생명 산업 핵심기관유치 등으로 순정농업을 선도하겠다. 산막이옛길을 시즌2로 업그레이드하고, 생태관광지를 조성하는 한편, 지역별로 특화된 관광자원을 개발해 명품 힐링·관광 산업을 육성, 주민 소득을 높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노인정 지원 경비 현실화, 행복 택시 단계적 확대, 권역별 공동 육아 커뮤니티 지원, 장애인복지관 증축, 다문화가정의 친정 부모 초청 및 단기 취업 지원 등 복지 정책들도 꼼꼼히 챙겨서 ‘살맛 나는 100세 도시 괴산’을 만들 예정이다. 그리고 괴산정신을 재조명한 느티나무 정신 운동을 확산하고, 군민협의체, 원로회의 등을 통해 군민의 통합과 화합에 최선을 다하겠다.
▶ 산막이옛길이 괴산의 대표적 관광지이지만, 최근에는 방문객 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대책은
산막이옛길은 한 해에 150만명 이상이 다녀갈 정도로 괴산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이다. 그러나 관광시설은 꾸준히 변화와 업그레이드가 돼야 한 번 왔다 간 사람들이 다시 찾아올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제 산막이옛길도 변화를 주어야 할 때가 됐다. 현재 왕복형으로 돼 있는 탐방로를 강 건너까지 확장해 순환형으로 되도록 하고 이곳에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등 시즌2를 열 계획이다.
또 조랑말체험장을 조성해 체험 거리,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부한 산막이옛길로 변화시킬 것이다. 이와 함께 감물 ~ 목도 구간에 물빛 산책로, 화양동~송면 구간에 달빛 산책로, 쌍곡계곡에 별빛 산책로 등 테마로드를 만들어 산막이옛길과 연계되는 관광지로 승화시킬 예정이다.
그리고 속리산 국립공원을 활용한 산림복지단지 조성, 생태체험형 힐링 관광타운 조성, 펜션과 연계한 체류형 산악스포츠 사업 등은 서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이번 공약 가운데 괴산 화폐로 지역 경제를 회생시키겠다는 것이 눈에 띈다. 괴산 화폐란 어떤 것인지
괴산 화폐라는 괴산 관내에서는 화폐처럼 쓸 수 있는 상품권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다. 괴산군이 각종 사업을 발주하고 나서 대금을 지급할 때 지급금액의 일정 부분 예를 들면 30% 정도는 괴산지역에서만 쓸 수 있는 상품권 같은 것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 상품권을 받은 업체는 괴산 지역에서 필요한 자재를 구매하거나, 괴산 업체나 근로자에게 다시 지급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만큼의 돈이 외지로 흘러나가지 않고 괴산 지역 내에서 유통되면서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제도는 이미 경기도 성남시 등 몇몇 지자체에서 실시해서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 올봄부터 유례없는 한파와 서리 등으로 산 지역 과수 농가들의 피해가 매우 컸다. 순정농업의 도약을 내세운 후보로서 농업재해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괴산지역에 지난 3월에는 폭설이 내렸고, 4월 과수에 꽃이 피는 시기에 영하 7℃까지 떨어지는 이상 저온현상이 나타났다. 이 바람에 과수는 개화가 늦어지거나 낙화와 생육 부진 등의 손해를 입었고, 옥수수 마늘 양파 등은 고사하는 현상을 보입니다. 피해 면적만 해도 사과가 170ha, 복숭아 30ha 등 전체가 210ha 정도에 이른다고 한다.
과수 농민들에게는 그야말로 막대한 피해가 아닐 수 없다. 지금 군에서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는데, 농업재해보험에 들지 않은 농민들에게는 겨우 농약값 정도만 지원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 농업재해보험에 들었다 하더라도 배상 품목과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피해 농민들의 걱정이다.
궁극적으로는 농업재해보상법 같은 게 제정돼야 하지만, 그전이라도 농업재해보험이 확대되어 농민들이 좀 더 안심하고 농사지을 수 있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군에서도 농업 재해에 대해 군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국가에 건의할 것은 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다.
▶ 괴산군은 재정자립도가 낮아서 상급 기관의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어떻게 예산 확보를 해 나갈 계획인지
괴산군의 올해 당초 예산이 3460억원인데 재정자립도는 10% 미만 수준을 보인다. 인구도 적고, 공장이나 사업체가 많지 않다 보니 자체 수입이 적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말씀하신 대로 군 살림에 필요한 예산을 상급기관인 충청북도와 중앙정부로부터 확보해야 한다. 나는 충북도에서 경제통상국장도 하고, 도지사 비서실장도 하면서 지자체가 어떻게 해야 예산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특히, 내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문재인 대통령 정부와 예산심의 권한을 가진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같은 당 소속인 이시종 도지사님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가동하면 충분히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 선거를 하면서 조령산에 도립공원을 만들겠다고 공약해서 상대 후보와 재산권 침해 여부에 대해 논쟁을 하기도 했는데 어떤 공약인지
도립공원이라는 것은 자연환경을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관광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지정하는 것이다. 이런 도립공원이 전남에는 다섯 개, 경북에는 네 개 등 전국 모든 도에 다 있다. 그런데 충청북도에만 아직 없어서 내가 이시종 도지사님께 제안해서 도지사님과 공동으로 지정하기로 공약했다.
조령산 도립공원은 백두대간의 중간지점에 있는 괴산군 연풍면 조령산의 신선봉-마패봉-조령산- 이화령 구간에 지정될 것이다. 이곳은 생태환경과 역사문화 자원이 풍부해서 도립공원으로 지정되기에 충분하다. 이곳에는 또 고속도로와 국도가 지나가는 것은 물론 중부내륙철도의 연풍 역이 만들어질 예정이어서 수도권 관광객이 한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지역이다.
따라서 이 도립공원이 연풍 역세권과 인근의 수옥정 관광지까지 연계되는 관광지로 주목받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주민들의 소득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일부에서 도립공원으로 지정되면 사유재산권이 제한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공원 예정지의 85% 정도가 국공유지이고, 공원으로 지정하더라도 마을과 농경지 등은 제외될 방침이어서 사유재산권 제한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
▶ 제시한 선거 공약은 어떻게 추진하고 마무리할 것인가
선거운동을 하면서 2대 비전, 6대 목표 아래 160여개의 공약을 발표했다. 이런 공약들은 최대한 달성하기 위해 군의 공직자, 전문가들과 각 공약에 대해 세밀하게 검토하고, 현실적인 추진 전략을 세울 것이다. 과정에서 일부 공약은 통폐합되거나 약간의 궤도 수정 같은 것들이 있을 수도 있다.
5개 분야에 걸쳐 공약평가위원회를 구성해서 공약의 검토와 추진 사항 점검 및 평가를 해 나갈 것이다. 앞으로 공약 이행을 위해 필요하다면 충청북도, 중앙정부, 지역 국회의원들을 수시로 찾아가 이해와 협조를 구할 것이다.
▶ 군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군민들께서는 서로 손잡고 웃으며 이웃 간의 옛정을 다시 회복하시리라 믿는다. 선거를 치르다 보면 이런저런 일이 있겠지만, 그것은 그 시기에 국한하고, 다시 일상으로 왔을 때는 관대한 마음으로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군수가 맨 앞에서 팔을 걷어붙이고 노력할 것이다. 군민들께서는 600여 공직자들을 믿고, 이웃들을 믿고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기를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