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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인터뷰] 경기호 대표, “우리지역 전통주 다운 전통주를 만들고, 사회에 봉사하며 살고 싶다”

by 밝을명인 오기자 2021.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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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人을 찾아서 01.] (주)조은술세종 경기호 대표
전통주 제조 통해 세계인 우리 ‘술’의 ‘맛’과 ‘문화’즐기도록 만들 것
유기원료로 ‘자연의 향’ 빚고, ‘생명의 맛’ 담은 전통주 생산

조은술세종 경기호 대표.

최근 충북 괴산군 출신인들의 삶을 조명하기로 했다. 괴산군을 떠나 충북 각 지역에 어떤 모습으로 있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는지 등 출신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기로 했다.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며, 현재 괴산에 머물러 있는 동문이나, 친구, 지인에게 그리웠던 이들의 향기를 전하려 한다. -편집자 주

[더퍼블릭 = 오홍지 기자] 조은술세종 경기호 대표가 걸어온 삶을 듣자면, 이런 문구가 떠오른다. 남들은 쉽게 가는 길을 그는 쉽게 가지 않았다

경기호 대표는 “지금의 사업을 이어나가고, 사회에 봉사하면서 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조은술세종은 창업 이래 우리 전통주인 막걸리, 약주, 증류식 소주 등을 전통방식으로 제조하면서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끔 끊임없이 노력해오고 있다. 기본을 지키는 정도경영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제품전략, 지속적인 품질향상과 과학적인 생산관리로 주류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거듭나고 있다.

경기호 대표는 “조은술세종은 세계의 명품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전통주 제조를 통해 세계인이 우리 술의 맛과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가겠다”를 늘 가슴속에 품고 있다.

찾아가는 양조장 조은술세종은 2015년에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추진하는 ‘찾아가는 양조장’에 선정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양조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탁주, 약주, 증류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조하는 조은술세종의 전통주를 체험과 시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전통주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전시관과 생산 시설도 공개하고 있다. 도심 속에 소재해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한 조은술 세종에 방문하면, 전통술의 역사를 비롯해 직접 제조하는 다양한 전통주를 체험할 수 있다.

조은술세종 경기호 대표가 3년간 개발 끝에 2015년 100% 유기농 쌀로 만든 ‘이도’를 출시했다. 조은술세종(양조장 이름)의 1호 증류식 소주 ‘이도’는 2016년 정부에서 주관한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최고상인 대상(증류식 소주 부문)을 받았다. 개발 3년, 그로부터 딱 일 년 만에 얻은 성과이다.

특히, 경기호 대표가 ‘세종’이라는 이름을 선택한 것은 세종대왕과 관련이 깊은 초정약수가 인근에 있어서다. 세종대왕이 안질 치료차 이곳에 내려왔는데, 지역 주민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하여 술과 고기를 하사하기도 했다는 것에서 세종이라고 이름 짖게 된 것이라 한다.

게다가 ‘이도’제품에는 스토리가 숨겨져 있어 더욱 흥미롭다. 알코올 도수 22도짜리 ‘이도’는 세종대왕이 22살에 왕으로 등극한 것이라 하여 스토리를 붙인 것인데, 이는 취업, 승진 등을 기원하는 축하주의 의미를 담고 있다. 25도 ‘이도’는 백성과의 소통을 위해 한글을 창제한 세종을 기려 소통을 위한 소통주의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장독에서 전통주를 설명하고 있는 경기호 대표.

#. 조은술세종은 어떤 기업인가.

☞ 우리 기업은 전통주를 만드는 회사이다. 농업과 환경과 함께하는 기업이며, 유기원료로 자연의 향을 빚고, 생명의 맛을 담은 전통주다운 전통주를 생산하고 있다.

#. 설립 계기는 무엇인가.

☞ 우리나라의 모든 양조장, 전통이라는 것은 우리 우리 할머니 세대로 올라간다. 그분들은 모두 술을 빚을 줄 알고 살아간다. 그게 우리 나라의 김치나 고추장 담그듯이 자연스러움이다. 나 역시도 어머니가 술을 빚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커왔다. 우리 아버지는 막걸리를 좋아하셨다. 그런 측면에서 젊은 시절부터 무척 관심이 많았다. 당시 괴산군에서는 유명한 막걸리 공장도 많았다. 그런 것을 봐오면서 커왔으니... 그렇게 청주에 나와 전통주를 하나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청주에서, 충북을 대표하는 전통주를 개발하려는 마음이 컸다.

#. 설립 시기는 언제인가.

☞ 2007년도에 처음 시작했다. 그 이전에는 괴산에서 4-h활동을 하면서 농사를 지었다. 괴산에서 농사 지으면서도 술을 개발해야 겠다는 관심이 워낙 컸다. 주류 유통을 시작하다가 청주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뭔가 전통주 다운 전통주를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초기 자금을 모아 공장을 짓고, 새롭게 창업하게 됐다. 지금 이 부지가 처음 창업한 곳인데, 공장도 직접 설계했기 때문에 남다른 애착이 있다.

#. 첫 출시한 제품은 무엇인가.

☞ 창업후 처음 세상에 나온 술은 증류주 1호 제품 ‘이도’와 발효주 청주 막걸리이다. 이후 다양한 제품도 개발해 지금은 수십 가지의 술이 있다.

#.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 창업할 당시만 해도 막걸리가 하향세였다. 맥주, 소주가 많이 나가는 시대였다. 괴산도 각 면지역 마다 전부 양조장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모두 사라지고, 딱 한 곳 읍내 지역에서만 운영하게 됐다. 그만큼 막걸리를 찾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는 의미다. 청주 역시 각 동 지역마다 양조장이 있었는데, 전부 사라져버렸다. 양조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힘든 시기였다. 그럼에도 나는 우리지역을 대표하는 전통주를 만들고 싶었다. 농사만 짓던 내가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서 양조장을 창업하려 하자 많은 주변 지인들이 극구 말리며, 반대했다. 젊음은 패기라고 했다. 좋게 말하면 그런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객기라고, 나는 우리 지역에 전통주 다운 전통주를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에 앞만보고 달렸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창업하고 나서 몇년 지나자 막걸리의 붐이 일어났다. 상당히 붐이 일어서 지금의 이 추세로 성장하게 됐다. 무척 기분 좋았다.

#. 사업가 기질이 남다른 것 같다.

☞ 젊은 시절 4-h활동을 했는데, 당시만 해도 이 활동으로  도지사 표창을 받으면, 공무원 특채를 할 수 있었다. 내 주변에 그렇게 공무원이 되신 분들이 많았다. 그런데 나는 그 당시에 대통령 표창까지 있었다. 주변 선후배들 대부분이 그렇게 공무원이 됐는데, 나는 그렇게 하면 안되는 줄 알았다. 4-h활동을 하면서, 농촌에서 녹색혁명도 하고, 운동도 해야 하는데 만약 내가 공무원을 한다면... 이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젊어서 그런지 당시는 그런 측면이 강했다. 농업 관련 단체에서 활동하는 내가 공무원을 한다는 것은 내 자신이 허락치 않았다. 생각해 보면 20~30대 시절 축산, 고추, 담배, 누에, 젖소, 한우 등 많은 것을 했는데, 모두 기대치 이상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접기도 했다.

#. 타 기업과 차별점은 무엇인가.

☞ 다른 양조장은 대를 이어서 하는데, 나는 대를 이은 게 아닌 창업을 한 것. 내가 어떻게 차별을 해야 하느냐를 많이 고민했다. 4-h 활동을 한 나로서 남들과는 색다르게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해낸 것이 모든 술을 개발함에 있어 원 재료를 유기농으로 해야 겠다는 것이다. 자부하지만 우리 회사에서 나온 제품은 모두 유기농쌀로 만들었다. 그것이 전국에서 유일하다는 차별점이 있다. 우리 기업에서 유기인증마크를 달고 나가는 제품이 처음이면서, 아직까지도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대를 잇는 양조장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그만큼 차별화에 많은 신경을 썼다. 제일 중요한 건 원료라고 지금도 생각한다. 농산물에 차별화를 둬야 우리 기업이 계속해 앞으로 나아간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증류주 이도를 설명하고 있는 경기호 대표.

#. 그 외 사업영역은 어떤것이 있나.

☞ 전통주 사업을 통해 술 주박을 활용할 계획이다. 효모가 쌀을 분해 시켜 알코올을 생산해 술이 되는 것인데, 효모도 먹지 못하고, 분해 못 시키는 좋은 양질의 식이섬유가 있다. 이것을 가지고 화장품도 만들고, 건강음료도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이다.

#. 매년 유기농 쌀을 얼마나 사용하나.

☞ 약 40t가량 사용한다. 미꾸라지 농법으로 만든 쌀과 우렁이 농법 쌀 등을 사용해 술을 만든다. 일반쌀까지 더하면 약 300t가량이다. 계약 재배하는 밀도 약 40t가량 된다. 모두 유기농이라는 장점과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 요즘은 특히, 중소기업은 대표나 회사만 성장할 수 없다. 함께 성장해야 한다. 그런 것은 직원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직원들이 있어야 기업이 운영되는 거니까... 옛날처럼 대표나 회사만 성장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계속 함께 성장해 나가는 기업이고 싶다. 무엇보다 직원들과 함께 공통체 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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